도사 [시스템 개선] 인게임 개인거래 허용 제안의 건. (1)
- 풍설양천도 03
- 20.12.18
- 2,872
건의 게시판이 따로 없어서 여기 씁니다.
미르4는 '작업장 형성을 억제하고 이용자들이 인게임 아이템을 적정하고 공정한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보장하겠다 ' 라는 명목아래 개인간의 거래를 막고 오로지 거래소 중개를 이용한 거래만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초반에 제시한 목적을 달성하기보다는 그 사이드 이펙트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말도 안되는게 백년도 전에 실패한 정책이었던 '금난전권'을 또 이 시스템에 이름 붙였습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공한 정책도 아닌 실패한 정책의 이름을 말이죠)
게임 이용자들은 말도 안되는 높은 가격으로 아이템을 거래소에 매물로 내놓고 다른 케릭으로 해당 매물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금화를 다른 케릭으로 옮기는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행위를 잘못되었다고 하면 안됩니다. 법적으로 게임내의 모든 컨텐츠가 게임사의 자산이지만 현실적으로 게이머는 자신의 케릭터와 아이템과 인게임머니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습니다. 때문에 이러한 투자에 대한 결과를 그냥 버리기는 당연히 아까울 것입니다. 다른 케릭터를 육성할때도 이용하고 싶은 것이 당연한 심리이며 불공정한 행위도 아닙니다.
아무튼 이런 비실질적인 거래행위로 인해서 실질적인 거래소 이용자들은 특정 아이템의 적정가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거래에도 불편을 느끼고 있습니다. 초반의 '공정한 가격으로 거래하도록 보장하겠다' 라는 취지가 이미 실패하고 있는 것이죠.
MIR4를 플레이하는 이용자들이 시민이라고 가정한다면 WeMade는 게임환경을 콘트롤하고 규제하는 정부입니다. 그런데 시장제도라는게 정부 마음대로 되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정부의 정책이 시장주의적 환경에 적용되면 순작용보다 부작용이 더욱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이미 역사적인 사례로 알려진 사실입니다.
제 생각엔 게이머간 개인거래를 허용해야한다고 봅니다. 금난전권 시스템하에서도 작업장의 특정아이템 시세조종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작업장 형성을 억제한다'는 주장도 말이 되지 않는 취지입니다.
아이템의 개인간 현금거래 역시, 거래소를 이용해야 한다고 해도 충분히 실행 가능합니다. 게이머들은 아이템을 거래하는 대신 계정 자체를 거래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는 개인정보 유출 등의 사회적 문제도 발생할 수 있지요. 위메이드의 정책으로 인해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 셈이죠.
다시 말해서, 현재의 거래소는 적정 시장가격을 제시하는 역할도 못하고 있으며 작업장 활동을 억제한다는 역할도 못하고 있습니다. 게이머들은 오히려 카카오톡방 등을 통해서 이 재료는 얼마에 팔면 되냐? 라는 식으로 게임 외부에서 시장가격을 알아보는게 현실입니다.
리니지1 오픈베타부터 플레이한 게이머로써 MIR4의 게임성과 확장력은 충분히 훌륭하다고 봅니다. 스토리라인이 흥미롭고 최적화가 잘되었니 이런 상투적이고 기술적인 이야기까지 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개발사측의 노력과 열정과 창의력이 느껴진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이렇게 훌륭한 게임이 어떻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개인간 거래기능을 적용시키지 않았는지 참으로 의문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제안한다면,
MIR4는 개인거래 창 뿐만이 아니라 라그나로크 방식의 '노점상 행위'까지 허용하는 개인간 아이템 교환 및 판매행위를 전면적으로 허용해야 합니다. 실시간 개인거래 창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수수료를 붙이지 말 것이며, 노점상 행위로 인게임 아이템을 판매하는 경우에는 2% 정도의 수수료를 떼고 판매금액이 정산되는 방식을 적용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그 수수료도 소각하면 안됩니다. 판매행위를 하는 게이머가 노점을 개설한 지역을 관리하는 문파의 수입으로 환원시켜서 다시 게임내에서 금화가 유통되게 해야할 것 입니다.
지금 거래소중개소의 수수료는 30%입니다. 이것도 줄여야 합니다. 도대체 30%의 수수료율을 생각한 사람이 누군지 궁금하네요. 무슨 사채업자 출신도 아닐테고 이럴 수는 없지요.
위메이드 측에서 게임내 시세 인플레이션을 우려해서 금화소각 방식으로 통화량을 조절하려고 이런 방법을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공식 거래소 중개수수료는 최상 3% 정도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거래소를 이용한 금화통화량 조절은 이 정도 수준으로 하고, 다른 방법으로 금화 통화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실제를 예로 들면 채권을 발행하는 방식이죠. 채권을 발행해서 시중 통화량을 흡수하는 방법과 같이, 위메이드측에서 게임내에 금화가 과다하게 유통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금화로 살수 있는 '이벤트 재료 패키지' 판매를 실시하는 것입니다.
뭐, 지금도 팔고 있는 그런거 있잖아요 소환권, 제작재료, 마방진, 비정봉 입장권 이런게 담긴 패키지를 일시적으로 판매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상품이 팔린 만큼의 시중의 금화가 사라지겠지요.
단순히 수수료로 통화량을 '조절'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통화량을 그냥 '죽여버리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높은 수수료하에서는 아이템의 적정가격이 절대 형성될 수 없습니다. 아이템 가격이 제각각이 되어버려서 최상위가격과 최하위가격의 갭이 너무 벌어지게 된다는 뜻이죠. 이런 높은 수수료는 게임사의 수익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서 한 게이머가 A라는 재료를 찾으려고 거래소를 브라우징 한다고 생각합시다.
그런데 게이머가 찾는 A라는 재료의 최상위 가격이 100금화이고 최하위 가격이 70골드 정도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갭은 수수료율을 감안해서 가정한 것인데, 실제 인게임에서는 심리적 요소까지 감안하면 동일 제품의 가격이 50%까지 차이가 날 것 입니다.)
아무튼, 이 게이머의 최초 리액션은 자신이 구하는 재료 가격이 제 멋대로이기 때문에 적정 가격을 궁금해 하는 것입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그냥 가장 낮은 가격으로 구매행위를 할 것 같죠? 그러나 이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가격이 105 ,102, 100, 99, 98 이런 식으로 형성되어 있다면 그 게이머는 98금화에 재료를 구입햇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가격 갭이 크게 벌어져있는 경우에는 최하위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을 기대하며 재료구입을 보류하게 됩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자기가 직접 재료를 구하러 다녀보자는 생각을 할 수도 있구요.
여기서부터 게이머들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이 게이머가 금화를 소비를 보류함으로써 시장에 돌아가는 금화량 (통화량) 이 적정하게 반영되지 않습니다. 이 인위적인 통화량 조정은 재화의 시세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칩니다.
시장에 도는 금화가 비통제 상황(수수료, 세금, 또는 게임정책이 반영되지 않은 상황) 보다 현격하게 적을 경우 위메이드가 주장하는 '적정가격에 재화가 거래될 수 있도록 하겠다' 라는 취지 자체가 훼손 되는겁니다.
그리고 위메이드의 손실을 생각해봅시다. 일단 이 게이머는 자신의 금화를 소비하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그만큼의 세이브가 생긴거죠. 다시 말하는 이 게이머는 다시 100금화 만큼을 위메이드측에서 과금하지 않게된 것입니다.
금화의 소비를 촉진하고 시장거래를 활성화 시켜야 위메이드 측에서도 과금상품으로 내어놓은 금화상품들이 잘 팔릴 것입니다. 위메이드가 MIR4의 롱런을 위해서 할일은 적정가격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거래제도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핵심은 '개인간의 거래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개인거래창 (수수료 0%), 개인노점상 (수수료 2% - 노점개설지역 관리문파로 환수), 공식거래소 (수수료 3% - 금화 소각) 이 3가지 거래 시스템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는 것입니다.
MMORPG의 성공조건은 다양합니다. 화려한 그래픽, 편리한 UI, 흥미로운 스토리 등 대부분의 요소에서 MIR4는 훌륭합니다. 그러나 롱런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리니지1 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대학생인 현실을 보세요. 리니지1이 무슨 화려한 그래픽이 있습니까? UI도 이제 구닥다리입니다. 스토리도 기본적으로 5권짜리 만화책입니다. 엔씨에서 거기다 살을 붙인거죠.
그런데도 리니지1이 아직 순위권에 드는 게임인 이유는 경제시스템에 자율을 부여했다는 점이 작용한 것 입니다.
위메이드도 좋은 게임 하나 릴리스 햇지만 아직 할일이 많을 것입니다. 인게임 보이스챗을 도입한다던지 파티사냥 활성화를 위한 조작성 추가 등 과제가 많은 상황일겁니다. 단순히 도사 무사 컨셉도 일부 수정해야할 뿐만 아니라 두세가지 직업도 더 추가시켜야 할 것입니다. 3가지 직업 가지고는 업계을 압도하는 타이틀이 될 수 없지요.
그러나 다 중요하지만 경제시스템, MIR4가 게이머들이 사랑을 받으며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 위메이드의 캐쉬카우 역할을 하는 타이틀이 되기 위해서는 이 경제 시스템이 최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술적으로도 그것은 위에 언급했던 다양한 과제들보다 훨씬 더 간단하게 도입하고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